추석을 맞아서인가..?
호주 넷플에 영화 페어웰이 공개되서 볼수밖에 없었다
아콰피나는 못참찌
한국 넷플에는 안 뜬 것 같다 ..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
전반적으로 그냥 잔잔하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지나가는 영화다
그렇다고 막 지루한건 아닌데
뭐 엄청난 긴장감을 형성한다던지 그런 영화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슬프지만
또 미친듯이 눈물을 짜내는 감성은 아니었다
나도 호주에 이민을 와서 사는 입장으로서 주인공 아콰피나의 입장이 되게 잘 이해가 됐고 공감이 많이 갔다
지금부터 스포많음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은
이제 처음에 할머니랑 전화하는 부분이랑 중국가서 처음으로 할머니 만나서 할머니를 조고 목메여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부분
나도 어릴적 할머니손에 자라서 할머니랑 굉장히 가까운데 할머니를 오랫만에 본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주인공의 심정을 아콰피나가 아무 대사도 없는 표정연기로 너무 잘 표현해 냈다
재미있었던 부분 공감갔던 부분은
가족들끼리 모여서 미국생활에 대해 질문하면서 미국은 어떠냐 거기서는 돈 많이 벌수있냐하는 질문들 하는 부분이었다
아콰피나가 돈이 제일 중요한게 아니다 다른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라고 하는데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 공산주의의 대표적인 나라에 가서 하는 대화인게 재미있었다. 중국인들이 돈에 진심인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돈얘기 하는 중국인과 돈이다가 아니라는 미국인의 흥미돋는 조합
미국인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중국인
또
주인공의 엄마가 미국 교회를 갔을 때 겪었던 미담을 들려주면서 미국은 이런 나라다-하고 뽐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외국에 이민가서 사는 사람으로서 많이 듣는 질문이나 반응 중 하나기 때문..
주인공 빌리는 중국인보다 미국인에 더 가까운 사람이지만
또 중국에 대한 추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향수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어릴적에 본인의 의지가 아닌 상태로 이민을 가서 살게 됐을 것이고 그 때문에 또 중국에서 사는 삶과는 다른 방식의 고생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
그리고 빌리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다른 가족들에 비해 적기 때문에 할머니가 암 말기라는 사실을 숨기는 것에 대해서 가장 큰 죄책감을 가지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과거에 더 어릴 때 할아버지도 이런 식으로 돌아가셨고 어린 빌리는 할아버지가 아프다는 사실도 듣지 못했었다
그 부분에서 또 너무 큰 공감이 갔다
나도 호주에 이민와서 살다가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돌아가시게되었다. 그 당시에 호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엄마아빠가 할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 잘 모르고 있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식도 학교 때문에 가지 못했다
주인공 빌리도 그런 상황이었다. 할아버지를 보지도 못했고, 학교가야한다고 장례식도 가지 못하게했었다고 하면서 우는데 내 경험이 생각나서 나도 같이 울었다. ㅠ
중국과 한국이 다르지만 또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한국도 저런 문화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중국에서는 저렇게 가족들이 환자한테 병 경과를 비밀로 하고 의사들도 한팀이 되어 환자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굉장히 비윤리적이고 불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다.
나는 환자가 당연히 병명과 경과를 알아야하고 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 지금 내 세대랑 할머니 세대랑은 다를 것같다. 중국도 세대별로 차이가 있지않을까, 문화가 그렇다고 할지라도 중국 MZ 세대는 저 전통에 동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봐도 우리 할머니는 사실 가족들이랑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말고는 돌아가시기 전에 해보고싶은 염원같은게 있을까 하고 생각이 들지가 않는데
나나 우리엄마아빠 세대만 해도 자기 인생을 정리하고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것들을 해보고 인생을 마지막으로 알차게 살아보고 죽고싶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또 사람에 따라서 그냥 모르고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 게 나을 수도있을 것 같고 잘 모르겠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이 부분이 영화에서 할머니집을 떠나면서 헤어지기 직전인데
우리 할머니가 생각났다
가족들 떠나는 모습 지켜보며 하염없이 손흔드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차안에서 떠나면서 지켜보는 가족 ㅠ
추석을 맞아서 혼자서 타지에서 전을 먹으면서 이 영화를 봤는데,
가족이 모여있는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했고 또 한 없이 슬퍼지고 할머니가 보고싶어지기도 했다ㅠㅠ 가슴이 조금 애린다
내일도 할머니께 전화를 드려야겠다